제주 오름들

가을 숲을 거닐다, 1

팡도라네 2024. 9. 23. 06:39

 
 
마흐니숲길은 물영아리오름(세계 람사르 습지) 맞은편 탐방로에서부터 마흐니오름 정상까지 편도 5.3km의 숲길이다. 보통 성인 걸음으로 3~4시간 정도 걸린다. 오랫동안 사람 손길이 닿지 않는 원시림 코스가 이어진다. 숲길 처음에 들어서면 제주의 곶자왈을 만날 수 있고,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쭉쭉 벋은 울창한 삼나무 숲으로 이어져 청정자연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가득 들이키며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싱그러운 숲길트레킹을 할 수 있다.. 마흐니오름은 남원읍 수망리 산 203번지에 위치한 표고가 552m, 비고 47m인 말굽형 분화구이고 아쉽게도 우거진 나무 탓에 조망이 없다. 그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정상표시가 전부이다. 마흐니오름은 마안이오름, 마하니오름 등으로 불리는데, 마흐니의 원말은 머흐니로, 험하고 사납다 또는 험하고 거칠다는 의미라 한다. . 코스가 13km이므로 충분한 물과 간식, 트레킹화나 등산화 착용을 권한다. 비가 오거나 예보가 있으면 코스가 통제되니 예보를 확인하고 두 명 이상 함께 걷기를 추천한다(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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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망리 '마흐니' 숲길 


가을장마에 시름도 깊다
더운 것도 있고
습기 때문에 몸이 안 좋음을 느낀다

지인이 추천해 준 가을 '오름&숲길'
15선 중 대중교통이 용이한
이 숲길을 선택하여 투어에 나선다

숲길 초입에
하얀 선녀를 만난다, 눈에 이슬 머금어
아침 해살 받아 반짝인다


감동이다
사람이 다니는 길에 당당히
얼굴 내밀고 반겨주는 '버섯군' 들
투어의 묘미이다

이번에 주홍 선녀
좀 가다가 이쁜 아이들 선녀
확신이 든다, 선녀가 변신했을 거라고

'조금끈경계'의 숲길은
좌측에 천이 형성된 깊은 숲 느낌
더 전진하면 '백미'인 '삼나무숲'길을 만나다


가지런한 나무들 사이로
곱게 나 있는 소로
조용하고 맑은 향기가 느껴질 듯

마흐니 오름 정상까지 평탄한 길이다
마흐니퀘도 보고
오름 둘레를 걷는다

돌아오는 길
힘이 달린다, 아직까지 걷기에는
무리인 듯


숲은 아직 여름의 습기와
온도를 품었다
다만 한줄기의 바람결이 가을

소식을 가져다준다


2019.9.10.


 
▣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은
자연을 전혀 훼손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휴양림으로 전체 면적이 190ha에 이른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남조로에 접해 있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쉽고, 휴양림 내부 대부분이 경사가 완만한 평지라서 남녀노소 모두 안전하게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주변에 붉은오름, 물찻오름, 가문이오름이 자리 잡고 있어 다양한 생태계를 보여준다. 온대, 난대,  할 수 있다. 붉은오름자연휴양림 탐방코스는 붉은오름 정상으로 가는 붉은오름 등산로(1.7㎞), 말찾오름과 이어지는 해맞이 숲길(6.7㎞), 제주 상잣성을 감상할 수 있는 상잣성 숲길(3.2㎞) 그리고 노인, 어린이 등 남녀노소 모두가 안전하게 숲체험 할 수 있는 무장애 나눔 숲길(1㎞)이 있다. 제주시에서 약 40여 분, 서귀포시에서 약 45분 정도가 소요되고,  휴양림 내에는 숙박시설인 숲 속의 집, 오토캠핑장을 비롯해 산림문화휴양관, 생태연못, 산림욕장, 잔디광장, 세미나실, 방문자센터, 다양한 산책로 등의 다양한 시설이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얼마나 붉으면 붉은오름이라
했을까
기대되는 오름 나들이
 
휴양림은 정갈하고 깨끗한 모습이다
'상잣나무 숲길'과
'해오름 길'을 품고 있다 한다
 
오름길에
발 앞자락에 비치는 햇살이
시원한 기운으로 다가온다
 
 
불과 이틀 前 습한 숲들이
맑은 가을날 덕분에
서서히 여름의 그림자를 떨치고
 
길에  비치는 자기 그림자로
가을 햇살을 준비한다
떨리는 잎사기도 시원한다
 
붉은 오름 전망대에서는
수많은 인접 오름들이 모처럼
햇살 속에 모습 들여낸다
 
 
맑고도 시원한 푸른 하늘
하늘에 씻기듯 오름들이
유독 색감을 자랑한다, 멋지다
 
상잣성 길의 편안한 발걸음
마지막 6km의 '해오름길'의 투어
삼나무 숲길에 마주한다
 
아쉽게 '말찻오름'의 분화구와
정상의  풍경이 나무들로 가려졌지만
순한고 편한 길이다
 
 
돌의자에서 떨어진 잎들을 본다
목재 박물관의 쉼터에서
나무의 향기를 맡으며
 
걷기의 노곤함을 풀고 있다
 
 
2019.9.14.


 
 
▣ 거친 오름 숲길
황악(荒岳) 또는 거체악(巨體岳)이라고도 한다. 거친오름이라는 이름은 산체가 크고 산세가 험해 전체적인 모습이 거칠어 보이는 데서 유래했다. 높이 618.5m, 둘레 3,321m, 총면적 49만 3952㎡ 규모의 기생 화산이다. 동쪽 봉우리와 서쪽 봉우리 두 봉우리로 이루어졌으며 동쪽 봉우리가 주봉이다. 크고 작은 여러 줄기의 산등성이가 사방으로 뻗어 내리고 산등성이 사이사이에는 깊은 골이 파여 있어 전체적인 산세가 매우 복잡한 편이다. 

오름 북쪽 비탈면에는 말굽 형태의 분화구가 있다. 비탈면 전체에는 낙엽수를 주종으로 해서 해송과 상록활엽수가 드문드문 섞인 울창한 자연림이 형성되어 있다. 오름 기슭에 2007년 8월에 개장한 노루생태관찰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한라산 노루 2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어 학생들의 자연학습장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관광객도 많이 방문한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거친 오름, 숲길


숲모루란 '숲을 구웠던 등성이'라 한다
전에 장생숲길 탐방 시
맛보기 하면서 가고 싶었던 숲길이였다

한라생태숲에서 하차하여
초입길은 나지막한 활엽수들이
자리한 아기자기한 숲길이다

숲길의 백미는 편백나무숲이다
바닥엔 붉은 송이는
걸을 때마다 찰삭거리며 즐거움을 준다


넓은 숲길
수직의 편백나무와 잘 어울려
상쾌함과 개방감을 주며

걸어서 장생숲길 입구에서
거친 오름길에 오른다
생태노루관찰로는 잘 조성되었다

오름정상에서 꼬마 손님을 맞는다
아빠랑 손잡고 멀고도 먼 길을 함께 왔다
파이팅 소리하고 흐린 풍광을 본다


오름둘레길
주홍 산딸나무의 군락지를 본다
아직 빨갛게 여물지 못하였지만 가을

바람에 물들어 간다
관찰로 길에 누리장나무 열매를 본다
참 신묘하게

빨간 꽃잎에 보랏빛 열매가 익어 가고 있다
터벅터벅 걷는 길
까마귀가 모르스 부호로 반겨준다

캑깨괘
깩깨쾌꽤꽥
깩깨쾌꽤꽥쾌꽥


(사랑해)
(사랑해 당신)
(따라하지마제발)
이렇게 음을 주고받는다

노루먹이장소에서
순한 노루들의 모습에 빠진다
애기 노루도 이쁘고 반갑다


2019.9.15.

 


 
큰지그리오름 숲길
큰지기리오름이라고도 한다. 명칭의 유래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높이 598m, 둘레 2,164m, 총면적 34만 4976m² 규모의 기생 화산으로 남서쪽으로 입구가 벌어진 말굽형 분화구가 있다. 북쪽에 인접한 족은지그리오름(높이 504m)과 합쳐 흔히 '지그리오름(지기리오름)'이라고 부른다. 오름 전체가 울창한 자연림으로 이루어졌으며 주변에 넓은 초지가 펼쳐져 있다. 위치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소재하며 동쪽에 제주 돌문화공원이 있고 바로 위쪽(북쪽)에 족은지그리오름, 아래쪽(남쪽)에 민오름이 있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큰지그리' 오름 길
 
 
곶자왈에 밭을 일구고
고른 돌들을 쌓아 놓은 것을
'마들'이라 한다
 
야외교실이 무엇인가 보았더니
돌들을 가지런히 계단식으로 만들어
학교에서 학습 배우는 듯하다
 
스페인 '론다브리지'에서 첼로 소리
여름궁전의 호수에 떨어지는
기타 소리로
 
 
문득 합주를 한다
숲의 속사임
돌들에서 자라나는 이끼류들이
 
날을 세우고 첼로의 현을 당긴다
조그만 잎새기에 내려앉은
아침이슬에서 반짝이는
 
하얀빛들이 튕겨져서
기타의 다섯 줄을 울린다
너무나 달콤해서
 
 
뒤돌아 보니 그녀가 발걸음 멈추고
작은 나무 가지로
모습 변하여 손을 내민다
 
순하고 편한 숲길
혼자 걸어도 둘이 걷는 듯
쫑알거림 없이 그냥 발길 따라 움직인다
 
붉음이 너무 화하다
편백나무군에 들어서다
햇볕마저도 부끄러워 숨을 죽이고
 
 
뻗어 올린 수직높이의 끝점에
모처럼 얼굴 내민 하얀 구름이
걸려 있다, 웃는다 하얗게
 
오름 정상엔 언제 변했는지
안개비에 쌓였다
ㅎ 또 햇살이 돋겠지  저 멀리
 
오름들이 끊임없이 기다리는데
말없이

 
 
항상
그 자리에서
 
 
2019.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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